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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캐주얼은 이제 젊은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스트리트 캐주얼이 MZ세대의 지지를 등에 업고 패션 시장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자 패션 대기업들도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브랜드에 스트리트 감성이 묻어난 별도 라인을 신설하는가 하면 아예 독립 브랜드를 런칭해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대기업이 전개하고 있는 스트리트 캐주얼 중 대표적인 브랜드는 LF의 ‘던스트’와 신원의 ‘마크엠’을 들 수 있다.

LF ‘던스트’
MZ세대 고객 니즈 반영한 고감도 스트리트 웨어
LF의 ‘던스트(Dunst)’는 패션, 건축, 사진, 그래픽, 콘텐츠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20~30대의 젊은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디자인 스튜디오다. 고대 유럽어로 ‘형체가 없는’을 의미하는 ‘Dunst’는 젠더의 경계를 넘어 현대문화 및 밀레니얼 세대와의 조화를 위한 감성적이고 합리적인 디자인에 중점을 두었다. 일상 속에서의 특별함을 찾고, 리얼스트리트-신에서 영감을 얻고, 리 에디팅(Re-editing)을 통해 고감도 스트리트 웨어를 전개하고 있다.
던스트는 2019년 2월 LF가 첫 사내벤처로 인큐베이팅 한 브랜드다. 런칭 초부터 LF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인 LF몰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무신사, W컨셉, 29CM 등 외부 온라인 편집숍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MZ세대 고객 니즈를 적극 반영하며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해왔다. 지난해 1월에는 파리의 초대형 쇼룸 ‘로미오(Romeo) 쇼룸’으로부터 입점 제안을 받고 프랑스에 진출했며, 중국 티몰(Tmall), 대만 니하우(NIHOW), 일본 시부야 파르코(Shibuya Parco) 등 글로벌 유명 온오프라인 패션 플랫폼에 잇따라 진출했다.
던스트의 성공 비결은 패션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가 원하는 옷을 시시각각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MZ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채널에서만 판매했고, 유통 마진을 줄여 사회초년생이 살 만한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무엇보다 젊은 감각의 MZ세대 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기획, 생산, 영업, 마케팅 등에 걸친 모든 의사결정을 절차나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운영한 것이 컸다. 빠른 속도와 과감한 시도 등 벤처조직의 특성을 십분 발휘해 유행을 선도하는 히트 아이템을 연달아 탄생시키며 단기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던스트가 스트리트 개주얼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하자 LF는 지난 4월 던스트 사업부문을 분할해 씨티닷츠 독립법인을 설립했다. 씨티닷츠(CTDOTS)는 ‘단편적 사실로부터 결론을 도출하다’라는 의미를 담은 ‘커넥트 더 닷츠(CONNECT THE DOTS)’의 약자로, 정형화되지 않는 21세기 패션 트렌드에서 핵심적인 것들을 종합해 고객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뜻한다. 향후 씨티닷츠는 유니섹스 브랜드인 던스트 외에도 차별화된 포지션의 남성복, 여성복 브랜드들을 추가로 런칭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K-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 하우스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신원 ‘마크엠’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인 스트리트 무드 녹여
신원이 전개하는 ‘마크엠(MARKM)’은 자유분방하며 예술적인 상상력을 가진 젊은 세대를 위한 스트리트 캐주얼이다. 단순히 거칠기만 한 스트리트 문화를 지양하고, 세련되며 미래 지향적인 스트리트 무드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론칭된 ‘마크엠’은 현재 롯데 본점 영플라자와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두타몰 등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마크엠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전환됨에 따라 외형 확대와 급변하는 유통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언택트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고성장하고 있는 중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작년 4월부터 마크엠 홍대 플리그십 스토어에서 왕홍(중국의 인플루언서)과 함께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TAOBAO)를 통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 중이다.
마크엠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라이브 커머스 스튜디오 삼아 일주일 내내 매일 다른 왕홍이 방문해 마크엠의 스트리트 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최대 5만 명에 육박하는 동시 접속자와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지난 3월에만 월 매출액 2억 원을 기록하는 등 새로운 판매 채널로써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정통 미국식 수제 피자 브랜드로 알려진 ‘잭슨피자’와 함께한 ‘마크엠 x 잭슨피자’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작년 12월 무신사를 통해 단독 발매하기도 했다. 마크엠 브랜드 로고를 피자로 표현한 디자인부터 빌리진 춤에 맞춰 피자를 들고 있는 마이클 잭슨의 모습을 형상화한 개성 넘치는 아트워크를 제품에 녹여내 MZ세대와 펀슈머(Funsumer) 공략에 나선 것이다.
올해에는 국내외 온∙오프라인 면세점에 입점, 매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20일 더 에스엔에스 글로벌(The S&S Global)과 국내외 온∙오프라인 면세점에 향후 3년간 1,200억 원대 상품 공급을 목표로 하는 면세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먼저 8월 중 국내 온라인 면세점에 입점하고, 하반기 중 2개 온라인 면세점에 추가 입점한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가각 3개 오프라인 면세점에 입점할 계획이다.
신원 관계자는 “마크엠을 시작으로 면세점 입점을 위한 신규 브랜드를 런칭할 가능성도 있으며 향후 면세점 제품 공급 금액을 크게 늘려나갈 것”이라며 “중국의 면세 천국으로 불리며 고공 성장하는 하이난성의 면세점에도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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