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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백화점 아웃도어 매출 급증
“코로나19가 아웃도어 업계에는 오히려 반등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침체기를 맞았던 아웃도어 업계가 최근 호황을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실내 활동 대신 등산, 캠핑 등 야외 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 아웃도어 의류와 캠핑용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백화점 매출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 점포의 지난달 아웃도어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41% 늘었으며, 3월 들어서는 증가율이 104%로 뛰었다. 현대백화점도 2월 아웃도어 매출이 작년보다 64.1%가량 늘었고, 3월 들어선 103.3%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아웃도어 제품 판매가 43.5%, 58.1%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들어 등산, 캠핑 등 야외 활동 인구가 크게 늘고, 이에 맞춰 관련 상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매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주요 브랜드들의 매출도 크게 신장했다. 업계에 의하면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케이투, 블랙야크, 네파, 코오롱스포츠, 아이더 등은 3월 중순 현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5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케이투는 50%의 신장률을 보이며 6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노스페이스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각각 30%와 40%대의 신장률을 보이며 3개월도 안 돼 8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등산, 트레킹, 캠핑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체육관, 수영장 등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사방이 트여 있어 대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아웃도어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업계의 매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Z세대 겨냥 상품 스타일 젊어져
10여 년 전 아웃도어 시장의 전성기 때 주요 고객은 40~50대 중장년층이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주말에 산을 찾는 직장인들이 증가하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공급 과잉에 중장년층의 수요가 끝나면서 5년 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최근 부활하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MZ세대인 20~30대 젊은 층이다. 특히 이들 중에는 등산 초보자인 ‘산린이(등산+어린이)’가 많고 트레킹, 캠핑 등에도 관심을 보여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주요 브랜드들이 의류 외에도 등산화와 캠핑용품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의류 스타일도 젊게 변하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려한 색상과 패턴을 벗어나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다양한 아웃도어 아이템은 일상과 아웃도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언제 어디서나 착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웨어가 되고 있다.
뉴트로 트렌드 영향으로 빅로고 디자인이나 강렬한 보색 대비를 활용한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개성과 특별함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신선한 매력을, 기성세대에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를 지키면서 젊은 감각을 더한 리뉴얼 제품도 사랑을 받고 있다.
친환경 제품이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MZ세대의 경우 가치 소비를 중요시 여기고, 지속가능성 시대를 맞아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컬럼비아 관계자는 “최근 환경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가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며 “소비를 통해 사회적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이 업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강세 속 선두 경쟁 치열
아웃도어 시장이 활황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선두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정통 아웃도어와 후발주자인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간 자존심 싸움도 펼쳐지고 있다.
현재 업계 1위는 노스페이스다.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7.1% 신장한 474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18.0% 신장한 3780억 원으로 노스페이스를 추격하고 있다. 이는 3628억 원을 기록한 케이투를 앞선 것이다. 이어 네파가 3095억 원,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2915억 원(전사 기준), 블랙야크가 2890억 원, 아이더가 2666억 원, 코오롱스포츠가 2145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전년 대비 23.9%로 아웃도어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함께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들 브랜드는 정통 아웃도어에 비해 신장률이 높아 정통 아웃도어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정통 아웃도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의 전유물이었던 도심 속 아웃도어 스타일의 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젊은 층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노스페이스와 케이투의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아웃도어 시장은 라이프스타일이나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 기획을 확대하고 스타일 수와 물량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 과정에서 정통 아웃도어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간 경계가 사라지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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