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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섬유 업체들이 올 상반기에 이어 비수기인 3분기(7~9월)에도 영업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기저효과에 소비심리 회복, 명품과 스포츠 아웃도어 시장의 호황, 스판덱스를 중심으로 한 섬유 수출 호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된 12월 결산 법인 57개 패션섬유 업체들의 올 3분기 영업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57개 중 41개 업체가, 영업이익은 29개 업체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은 14개, 영업이익은 19개 업체 만이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절반가량인 28개 업체가 적자를 내거나 감소해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패션섬유 업체는 올 상반기에도 매출은 43개, 영업이익은 35개 업체가 증가해 올 들어 코로나19 영향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지주회사인 휠라홀딩스는 올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한 9270억 원, 영업이익은 29.1% 감소한 1103억 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각각 41.9%, 204.3% 증가한 2조76억 원의 매출과 357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다소 부진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워낙 좋았던 데다 자회사인 세계 최대 골프용품 회사 아쿠쉬네트의 수요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대형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도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영원무역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감소한 7952억 원, 28.7% 증가한 140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좋은 것은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 매출 성장률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세실업도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매출은 29.5% 감소한 4163억 원, 영업이익은 66.3% 감소한 179억 원에 그쳤다.
반면 해외 명품 브랜드 ‘버버리’, ‘마이클코어스’ 등의 핸드백을 생산하고 있는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올 3분기에도 매출은 193.5% 증가한 2945억 원, 영업이익은 1923.7% 증가한 249억 원을 기록,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은 내수 기반의 대기업 계열의 패션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이 10% 증가한 3750억 원, 영업이익이 221% 증가한 17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이 9.1%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선전한 것이다. 이는 ‘아미’, ‘메종키츠네’, ‘톰 브라운’ 등 신명품 브랜드의 호조와 온라인 상품 판매 증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비효율 브랜드의 과감한 정리와 온라인 채널 강화에 주력해 한 것이 효과를 봤다.
LF가 매출이 12.0% 증가한 3864억 원, 영업이익이 223억 원을 기록 흑자전환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매출이 4.9% 증가한 3502억 원, 영업이익이 102.8% 증가한 141억 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대부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인 업체들이 호실적을 거두었다.
이밖에 에프앤에프, 크리스에프앤씨, 더네이쳐홀딩스, 에스제이그룹,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등 골프웨어와 아웃도어, 스트리트 캐주얼, 애슬레저웨어 등에서 특화된 업체들이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선전했다. 특히, 지난 5월 기업 분할한 에프앤에프는 국내는 물론 중국에 진출한 ‘MLB’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매출이 122% 증가한 3864억 원, 영업이익이 641% 증가한 957억 원의 기록하는 등 올해 1조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섬유업체 중에서는 스판덱스 특수를 누린 효성티앤씨와 티케이케미칼의 실적이 돋보였다. 스판덱스 생산 세계 1위 업체인 효성티앤씨는 83.5% 증가한 2조 3882억 원의 매출과 555.9% 증가한 4339억 원의 매출을 기록, 상반기에 이어 고성장을 이어갔으며, 티케이케미칼은 77% 증가한 1852억 원의 매출과 1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일신방직, 경방, 대한방직 면방업체들도 글로벌 수요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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