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수910
팬덤을 발판으로 한 디자이너 브랜드가 국내 패션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소규모로 전개되던 이들 브랜드가 최근에는 수십억부터 수백억까지의 연매출을 올리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 주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 마니아 고객층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을 통한 ‘눈도장’이다. 오픈서베이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이들은 10명 중 9명이 온라인 채널을 통한 의류 소비를 하고 있을 정도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세대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주로 D2C몰 및 SNS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을 시작하는 만큼, MZ세대 고객들과의 접점 확보가 더욱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취향을 사로잡는 트렌디한 감성, 고퀄리티 의류에 대한 니즈, 합리적인 가격 등도 MZ세대를 저격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들만의 강점이다. 이들은 차별화된 다양한 매력을 무기로 기존 제도권 패션 못지않은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뤄내며 패션 업계 및 유통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마뗑킴, 시엔느 등 ‘팬덤’ 이끌며 백억 대 연매출 ‘쑥쑥’

‘마뗑킴’
특히 돋보이는 것은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활용해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며 패션시장 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다.
‘마뗑킴’은 2030 마니아 고객층을 바탕으로 2020년 연매출 50억 원에서 2022년 연매출 500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표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마뗑킴은 최신 트렌드에 유니크한 디테일, 내추럴한 핏 등 브랜드 특유의 이미지를 함께 녹여낸 제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마뗑킴의 단독 매장 및 팝업 스토어 등은 매번 ‘오픈런’ 행진이 이어질 정도로 화제성이 높다. 특히 12만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브랜드 디렉터 김다인 대표는 SNS를 통한 적극적인 소통으로 보다 전략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의류, 잡화에 국한되지 않고 언더웨어, 뷰티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 또한 성장 비결 중 하나로 손꼽힌다.
투자사인 하고엘앤에프의 지원 역시 빠른 성장세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하고엘앤에프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D2C 자사몰, 국내 유명 패션 플랫폼 입점 및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까지 브랜드 전개를 적극 돕고 있다. 마뗑킴은 올해 10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보다 공격적인 브랜드 활동을 전개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포부다.
디자이너 브랜드 ‘시엔느’ 역시 특유의 잔잔한 프렌치 감성으로 두터운 팬덤을 보유 중이다. 빈티지한 컬러감, 자연스러운 실루엣 등 시엔느만의 아이덴티티에 힘입어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며 작년 목표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작년 출시 이후 4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패딩백’을 비롯해 ‘그랜마 스웨터’로 잘 알려진 니트류 등 시그니처 상품부터 공개 직후 5분 만에 품절되는 신상품까지 MZ세대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브랜드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엔느는 올봄부터 남성 수요를 공략하고 가방 등 액세서리 라인을 강화하는 등 상품 다각화 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MZ세대 취향 제대로 저격하는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스탠드오일’
의류뿐만이 아니다. 합리적인 가격대, 개성 넘치는 디자인 등으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하고엘앤에프의 자체 브랜드 ‘르아보네’는 일상에서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일리 백 브랜드로 2019년 론칭된 이래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르아보네는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등의 장점과 미니멀한 에센셜 무드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론칭 이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코자가 전개하는 ‘스탠드오일’은 미니멀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 비건 레더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전공 가방’, ‘노트북 가방’ 등 가벼우면서도 편안하게 들 수 있는 디자인으로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MZ세대에게 호평을 받아오며 작년 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브이아이앤씨의 ‘앨리스마샤’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특색 있는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1020대 여성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하며 2022년 온라인 유통으로만 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고엘앤에프, K패션 생태계 선순환 앞장

‘르셉템버’
이들 외에 셀럽 및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오프라인 비즈니스 강화 등 전략적으로 업계 흐름을 주도하며 향후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브랜드들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소규모 브랜드로 시작하는 만큼 규모의 성장을 위한 운영 체계화 등의 필요성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마뗑킴 신화를 조력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디자이너 브랜드 투자 및 인큐베이팅 기업 하고엘앤에프는 이러한 점에 포착, 신진 브랜드 성장을 위한 자체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다각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TF를 별도로 꾸리고 오프라인 확대, 마케팅, 홀세일, 해외 사업 등 보다 전략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며 이들 브랜드들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국내 패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확립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자사몰을 위주로 전개되던 ‘르셉템버’는 리테일 확장 전략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며 전년대비 매출 200% 이상의 신장률을 보였다. ‘WMM’ 역시 하고엘앤에프로부터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백화점 단독매장 입점 등 오프라인 판로 확대에 대한 지원을 받아 전년 대비 15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투자한 라이프웨어 브랜드 ‘드파운드’의 경우 기존의 안정적인 매출과 팬덤을 기반으로 한 국내 유통망 확대를 돕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원 사격을 통해 차세대 ‘K-패션 브랜드’로 볼륨을 키워갈 예정이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저작권자 ⓒ K패션뉴스(www.kfashion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