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MLB’를 노려라”… 중국 진출 러시
2023.06.27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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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 ‘젝시믹스’ 중국에 1호점 오픈

‘스파오’ 직진출 선언… 무신사 ‘티몰글로벌’ 입점

국내 패션 기업들이 최근 거대 소비 시장인 중국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현지 내수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고, K-패션의 인기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F&F의 ‘MLB’가 지난해 중국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공사례도 있어 코로나 시기 주춤했던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파오’ 글로벌 SPA 육성 위해 中 직진출

이랜드의 ‘스파오’는 글로벌 SPA로 발돋움하기 위해 중국 시장 직진출에 나섰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60% 성장하면서 본격적인 반등세에 올라탔다”며 “리오프닝을 통해 빠르게 실적이 개선된 만큼 이랜드의 핵심 패션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마켓을 공격적으로 공략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한·중 패션 총괄 대표로 선임된 최운식 대표는 상품기획과 생산, 브랜드 운영까지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양국의 패션사업부문을 일부 통합해 효율화를 이룰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매출 4000억 원을 돌파하며 성장세에 올라탄 스파오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SPA 브랜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중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그동안 스파오는 중국에서 한국과 다른 중국 전용 상품을 설계해 판매하는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취했으나 올해부터는 한국 스파오가 본사 역할을 하며, 한국의 상품을 그대로 중국에 전개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이랜드는 스파오 외에도 후아유와 뉴발란스 키즈 등 국내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는 주요 브랜드를 중국 전역에 빠르게 확산하며, 글로벌 패션 시장에 K-패션의 가치를 전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中 본토 공략 가속

현재 중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다. 더네이쳐홀딩스(대표 박영준)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지난 4월 오픈한 중국 베이징 1호점의 첫 1개월간 매출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고 최근 밝혔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앞서 지난 4월 25일 중국 베이징 중심가 메인 쇼핑몰 ‘합슨(Beijing Hopson Mall)’에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1호점을 오픈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패션그룹 ‘베스트셀러(BESTSELLER, 凌致)’사와 현지 합작법인(JV)을 설립을 마무리하며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중국 매장 확대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중국 시장에서 더네이쳐홀딩스는 최상급, 상위권, 충분한 공간 등의 최적의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입지에 다수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매장을 연내 오픈하고 현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지 Z 세대(Gen-Z)를 중심으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할 수 있도록 트렌디한 디자인과 캠핑을 포함한 다양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으로 타깃 소비자 그룹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중국 베이징 매장 오픈 후 내셔널지오그래픽 IP와 스토리텔링에 친근감을 느끼는 현지 Z 세대를 중심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9년 9월 진출한 홍콩에서는 올해 4월에만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2개점을 추가 오픈하며 총 8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전년 대비 매출(5월 기준)이 237% 신장을 기록하는 등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더네이쳐홀딩스 관계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중국 사업은 현재 시장 진입단계로, 프리미엄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략적으로 오픈 매장의 입지 조건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확정 지어 나가고 있다. 현지 합작법인 설립까지 완료된 만큼 방향성에 맞춰 차질 없이 유통망을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국내 면세점 유통망을 확장할 예정이어서 국내, 홍콩의 중국인 여행객 증가 추세도 국내외에서 매출 성장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젝시믹스’ 상해에 1호 매장 오픈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각자대표 이수연, 강민준)이 전개하는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도 지난 4월 15일 월성그룹(Yuexing Group)이 운영하는 대형 쇼핑몰 ‘글로벌 하버(Global Harbor, 환치우강)’에 1호 매장을 오픈했다.

글로벌하버는 영국 건축가가 설계한 중국 최초의 유럽식 백화점으로, 투명한 천장 유리돔과 고급스러운 디자인 때문에 상해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코스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12월 중국 내 최대 스포츠 기업인 천마(티엔마)스포츠와 B2B(기업 간 거래) 계약을 체결했던 젝시믹스는 천마스포츠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럭키리프’를 비롯해 공식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티몰’과 ‘징동닷컴’ 등에서 제품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입지를 다졌다.

온라인 판매채널을 통해 꾸준히 쌓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현지에서의 관심과 니즈를 확인한 젝시믹스는 지난해 중국법인을 설립했다. 젝시믹스는 이번 오프라인 매장 1호점을 거점으로 현지 대리상들과 영업활동을 시작했으며, 향후 북경, 상해,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중국 내 생산기지 구축에 적극 나서 제품 및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들과의 라이브 방송과 다양한 SNS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중국은 일본, 대만에 이어 젝시믹스의 해외 매출을 견인하는 국가”라며 “거대 소비시장인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그룹형지, 중국 위해 진출 모색

패션그룹형지는 글로벌 형지 실현을 위한 중국 위해시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병오 회장은 지난 6월 9~10일 중국 위해시 디상그룹(Dishang Group)과 연교그룹(Lianqiao Group)을 각각 방문해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조보강 위해시 부시장과 면담의 시간을 가졌다.

디상그룹(회장 주립화)은 해외 400여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연간 15억 달러를 수출하는 위해시 최대 텍스타일 수출 회사다. 전 세계 OEM 수출로 시작했으나 ODM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 소싱처별 오더관리와 실시간 현황 파악이 가능한 선진 시스템을 갖췄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 선수단복과 구두를 제작해 공급했다.

연교그룹(총경리 모위파)은 연매출 5억6천만 달러를 기록하는 산동성 섬유의류 대표 기업이다. 고급 플라스틱 재료 및 기능성 소재 생산이 강점으로 직물 의류 제조에도 역량을 가지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지난해 6월 인천 송도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를 오픈하고 형지 계열사 오피스를 이전하면서 ‘글로벌 형지’를 캐치 프레이지로 내세웠다. 이번 중국 방문은 송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위해시 및 이 지역 기업들과 협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뤄졌다. 현지생산, 현지판매 뿐만 아니라 B2B 및 온라인 협업에 가능성도 확인하고 왔다.

최병오 회장은 “인구 3백만 명의 항구도시인 중국 위해시는 인천 송도사옥과 가까운 중국 도시 중의 하나”라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위해시의 까스텔바작, 형지엘리트 등 형지그룹 진출에 대한 지원 의사를 듣고 왔고, 경쟁력 있는 현지 업체와의 다양한 협업을 마련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신사, 중국 해외직구 1위 ‘티몰글로벌’ 입점

한편,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 4월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 해외직구 시장 점유율 1위 플랫폼인 티몰글로벌에 입점했다. 티몰글로벌의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롯해 캐주얼웨어인 ‘마하그리드’, ‘예일’ 등 약 2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알리바바와 협업해 티몰글로벌 입점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에는 티몰뿐만 아니라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이자 쇼핑 가이드 애플리케이션인 샤오홍슈 등 중국 내 SNS 마케팅 전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20대 여성을 공략, 이에 맞는 한국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선별해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일본, 미국, 싱가포르, 태국 등 13개국에 글로벌 스토어를 연 무신사가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 사업까지 확장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국내 유력 패션 기업들이 올 들어 중국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중국의 소비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고, K-패션의 인기가 예전만 못 하지만 한중 관계가 정상화되면 폭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의 애국 소비에서도 나타나듯 글로벌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패션 시장은 지난 5년간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엄청나게 성장해 왔고, 디지털 전환 속도도 국내 패션 기업보다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라며 “코로나19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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