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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무신사로 대표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성장해 온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이 최근 오프라인 진출에 적극 나서는 한편, 좁은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이 커지자 패션 대기업들이 이 시장 진출에 나서는가 하면 스포츠, 아웃도어 등 타 복종 브랜드들은 스트리트 풍의 유스컬처 라인을 신설해 MZ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MZ세대가 패션 시장에서 소비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각광받고 있는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의 최근 이슈들을 살펴봤다.

‘커버낫’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지난 5월 28일 배럴즈의 ‘커버낫’과 무신사의 ‘무신사 스탠다드’가 홍대 인근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동시에 오픈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경우 5월 21일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오픈 준비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교롭게도 ‘커버낫’과 동시에 28일 고객들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오픈 당일 비가 왔지만 이들 매장에는 쇼핑 봉투를 든 젊은 고객들로 가득 찼다.
커버낫과 무신사 스탠다드의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은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의 영업 전략 변화를 의미한다. ‘커버낫’, ‘아크메드라비’, ‘디스이즈네버댓’, ‘널디’ 등 주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은 그동안 MZ세대 소비 경향에 맞춰 패션 플랫폼을 기반으로 영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온라인만으로는 외형 확대에 한계가 있고, 중장기적인 브랜딩을 위해서는 고객과의 접점이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몇 년 전부터 주요 상권과 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커버낫이다. 커버낫은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현재 22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7개에서 올 상반기에만 김포현대프리미엄아울렛점, 김해점 등 5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하반기에는 3개점을 오픈, 총 25개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6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커버낫을 전개하고 있는 배럴즈는 올 초 본사를 신사동에서 홍대로 이전했다. 커버낫 외에도 ‘마크 곤잘레스’와 ‘리’, ‘이벳필드’ 등을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홍대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이들 브랜드의 매장들도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오픈, 젊음의 거리인 홍대 상권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디스이즈네버댓’ 더현대서울 입점
아크메드라비의 ‘아크메드라비’도 오프라인 진출에 적극적이다. 프랑스어로 ‘인생의 정점’을 뜻하는 ‘아크메드라비’는 2017 F/W 시즌 론칭 이후 성별 구분 없이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과 합리적인 가격, 퀄리티 높은 원단을 사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크메드라비는 2019년부터 오프라인 공략에 나섰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올 들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인천터미널점 등에 입점하며, 오프라인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청담 쇼룸 1개, 백화점 6개, 면세점 11개 등 총 18개에 달한다.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하남점·대구점 등이 포함되어 있다. 7월에는 면세점 1개(롯데월드점 면세), 백화점 2개(현대 목동, 신세계 의정부) 매장이 오픈될 예정으로, 향후 전국의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 채널로 매장을 확대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제이케이앤디의 ‘디스이즈네버댓’은 지난 2월 더현대서울에 입점했다. MZ세대들을 위해 힙한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점은 30평 규모로, 홍대 인근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은 두 번째 단독 매장이다.
더현대서울점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선보여 차별화하고 있다. 매장은 디스이즈네버댓만의 감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구성함과 동시에 일반 매장보다 널찍한 동선으로 구성해 고객들의 쇼핑 편의성도 고려했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 백화점 입점도 검토 중으로, 현재 신세계백화점 대전점과 대구점 입점이 확정된 상태다.
이밖에 에이피알의 ‘널디’는 현재 오프라인 유통이 전국에 50개에 달하는 등 주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이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객 접점 늘려 외형 확대, 브랜딩 강화
이처럼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은 외형 확대와 브랜딩을 위해서다. 온라인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만큼 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 매출을 늘리고, 브랜딩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편집숍 또는 직영 단독 매장 형태로 운영해 왔으나 최근에는 백화점 입점과 핵심 상권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트리트 캐주얼의 경우 온라인 구매는 1020세대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면 오프라인은 소비력이 더 높은 2030세대가 더 많이 찾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 외에도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앞으로 핵심 상권 위주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매장 확대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륨, 이지캐주얼 등 한때 캐주얼 시장을 리드했던 기존 브랜드들이 쇠퇴하면서 그 자리를 스트리트 캐주얼이 대신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주요 백화점들이 신규 점포를 열거나 MD개편에 나서면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에게 러브콜이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월 오픈한 더현대서울의 지하 2층에 조성된 캐주얼 조닝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다. 요즘 잘 나가는 브랜드만 모아 놓았다는 이곳에는 디스이즈네버댓을 비롯해 쿠어, 앤더슨벨, 칸코, 라이플 등 유명 스트리트 캐주얼이 대거 입점해 있다. 롯데 영등포점 2층 유스컬쳐 조닝과 신세계 강남점 지하2층 영패션 전문관도 스트리트 패션 전문관이다.
‘아크메드라비’ 중국 이어 호주 진출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는 아크메드라비와 널디, 앤더슨벨, 디스이즈네버댓 등을 꼽을 수 있다.
아크메드라비는 지난 8일 호주 멜버른 론스데일 거리에 위치한 QV센터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멜버른은 시장 다변화를 추구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의류 업체들의 유통망 확장 및 진입 초기 관문으로 삼는 곳이다. 아크메드라비는 이곳에서 개성 가득한 스타일을 알리고 아시아 대표 캐주얼 스트리트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크메드라비의 해외사업은 에이전트사인 세웅글로벌이 맡고 있다. 세웅글로벌은 2019년 하반기 중국 본토에 진출해 1년여의 짧은 기간 동안 28개 매장을 오픈하며 아크메드라비를 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바 있다. 아태지역, 러시아, 중동까지 아크메드라비의 도매 수출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호주 매장 2개점과 필리핀 매장도 함께 전개할 예정이다.
아크메드라비 구진모 대표는 “중국 매장에서의 인기를 발판으로 호주 매장을 오픈했으며, 이를 계기로 유럽과 미주 진출이라는 다음 단계로 빠르고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널디는 글로벌 D2C 플랫폼 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답게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널디 전개사인 에이피알은 지난 2017년 10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미국, 일본, 중국 등 7개국에 진출했다. 패션, 뷰티, 헬스케어 등 분야의 5개 브랜드(에이프릴스킨, 메디큐브, 포맨트, 널디, 글램디)를 각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본사 내 해외사업본부에 국가별 외국인 직원들을 배치하고 현지 조직을 별도 설립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해외 매출을 꾸준히 늘려 왔다. 지난 2018년 100억 원을 돌파한데 이어 2019년 350억 원, 지난해 1000억 원을 각각 넘어서는 등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디스이즈네버댓’은 SSENSE, 엔드클로딩 등 30여개의 해외 편집숍에 입점해 있고, ‘앤더슨벨’은 네타포르테, SSENSE 등 글로벌 온라인 편집숍 등 15개 국가에 해외 홀세일을 진행하는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도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며 “해외 사업은 가격보다는 디자인과 품질이 중요한만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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