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패션산업 대전환 – 전문가 진단 라이프스타일 변화 맞춰 시스템 재배치하라
2021.05.03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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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경 “기존의 운영 방식에서 탈피하고, 창의적인 기획 프로세스 재구축 필요”

유수진 “경영구조 효율적으로 재정비하고, 디지털 경쟁력 확보 빠르게 준비해야”

이은희 “패션산업의 새로운 밸류체인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 매뉴얼 등장 할 것”

이혜인 “ESG 경영과 글로벌 시장을 향한 K패션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을 덮치면서 산업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자영업자가 몰락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는 등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패션산업도 예외도 아니다. 오프라인 위주로 영업을 펼쳐 온 전통적인 패션업체는 매출이 급락한 반면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체들은 거래액이 크게 늘면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비대면 소비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패션업체들은 앞 다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는 지속가능성(Sustainable)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환기시키면서 패션업체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주목하는 지속가능성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화와 함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는 패션산업 메커니즘 전체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즌 개념이 무색해지고, 집과 사무실, 도심과 자연의 구분 개념이 모호해지면서 TPO(시간·장소·상황)가 파괴되고, 편의성과 실용성에 기반한 새로운 아이템 장르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패션산업은 거대한 재편이 예상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는 국내 패션산업의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코로나19가 국내 패션산업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안수경 크리에이티브팩토리 전무 : 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코로나19를 촉매제로 패션산업 뿐 아니라 전 산업군에 디지털 및 온라인 생태계 중심으로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패션산업의 절대 축을 담당해왔던 전통 제조산업의 형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중심으로 급선회되고 있다. 대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일즈 혁신 뿐 아니라 제조방식 역시 스마트 팩토리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 브랜드 운영도 단순히 온라인 주도의 세일즈 형태가 아닌 상품기획, 마케팅, 세일즈 등 프로세스와 기획 구조 자체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상품 트렌드적인 측면에서는 패션산업 특성상 트렌드에 민감한 대표적인 소비재 산업군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불안심리가 반영되어 패션 소비가 다소 위축되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오히려 소비자들의 보상심리로 인한 소비가 활성화되고,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패션 크리에이티브가 증폭되고 있다.

유수진 PFIN 대표 : 그동안 기존 시스템을 바꾸는데 망설였던 패션 기업들이 결단을 내리게 만든 것 같다. 오프라인을 고수하던 기업들이 온라인을 재고나 할인 상품 판매용이 아니라 메인 유통망으로 활용하도록 만들었고, 비효율적인 조직이나 상품, 라인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게 만들었다.

이은희 트렌드인코리아 대표 : 코로나19는 패션산업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그 구조와 과거의 상식적 표준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것은 물론 예견되었던 변화였으나, 부족한 준비 속에 가속화되면서 삶의 중심축은 흔들려버렸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패션산업은 대면생활과 오프라인 산업 활동의 붕괴로 무척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소비자, 생산자 모두가 비대면을 학습해야 했고 그 과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끊임없는 진화하는 비대면 산업을 따라가기 위해 모든 틀을 다시 써야하는 중요한 위기에 놓여있다.

이혜인 슈라보(SHOELABO) 대표 :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패션산업은 불확실하고 예기치 못한 미래에 대응하는 비상경영 체제가 상시화되고 있다. 패션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에게 더욱 주도권이 넘어갔다. 비대면이 주가 되는 라이프스타일로 변화하면서 나 자신을 꾸미는 의류, 신발, 가방 등에 대한 품목 소비는 위축되고, 집에서 입는 홈웨어의 구매가 확대됐다. 반면 반강제적 외출 자제로 인한 보복 소비의 심리가 커지면서 럭셔리 패션에 대한 사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패션산업은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Q. 코로나19 이후 국내 패션산업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안수경 : 소비자들의 생활방식이 크게 변함에 따라 패션산업군을 구분 지었던 복종별, 기능별, 상황별 세부 카테고리들의 조정이 있을 것이다. 현재도 시즌의 개념이 이미 무색해지고 있고, 집과 사무실, 도심과 자연의 구분 개념이 모호해지면서 TPO가 파괴되고 편의성과 실용성에 기반한 범용적인 새로운 아이템 장르가 출현되고 있다. 경쟁 마켓과 브랜드 포지셔닝 역시 다시 설계됨에 따라 패션 장르의 개념이 재편되면서 하이브리드 복종군이 출현하거나 소비자 환경과 상황에 적합한 뾰족한 틈새시장군이 마켓쉐어를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패션산업의 큰 축이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제 패션산업도 콘텐츠 사업군으로 이동될 것이다. 소비자 및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및 트렌드 리드 기업에서는 이미 디지털 패션 콘텐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외 모든 패션위크를 포함한 패션 이벤트들이 이미 디지털을 이용한 형태로 소비자와 소통하기 시작함에 따라 소비자에게 신제품의 변화를 선보여 왔던 방식에서 시즌의 컨셉이나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보여주는 엄청난 변화가 시작됐다. 이러한 창의적인 콘텐츠는 패션필름과 같은 다양한 미디어 방식의 차원을 뛰어넘어 체험형 3D 가상 플랫폼부터 게임 영역에 이르기까지 혁신적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간의 융합을 통한 강력한 패션콘텐츠 영역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수진 : 온라인, 비대면 중심의 패션산업에서는 기존의 경쟁 요소가 아닌 다른 부분들이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적절한 상품 출시 시기, 경쟁력 있는 아이템, 소비자들의 흥미를 끄는 콘텐츠 등이다.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기 쉽게 만들고 브랜드, 비브랜드 간의 경계도 허물게 된다. 패션산업 전체가 복종, 시즌, 브랜드 경계 없이 통합적인 경쟁 구도로 변화하게 될 전망이다.

이은희 : 코로나19 이후 국내 패션산업은 거대한 재편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방식의 대량생산과 과잉생산이 허용되지 않으며, 소비자 취향의 발 빠른 대응력을 갖춘 소비력과 느리지만 가치 있고 환경적이며, 기다려주는 소비력이 공존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구조는 과거의 틀에서 재정비되고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완성되면서 패션산업의 새로운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의 매뉴얼이 등장 할 것이다.

이혜인 : 코로나19 이후 국내 패션산업의 첫 번째 큰 변화는 디지털라이제이션의 가속화 및 정착이다. 사람들은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응하면서 비대면 쇼핑인 온라인 쇼핑을 늘려가고 있다. 패션산업의 축이 이커머스로 향하면서 온라인 구매의 편의성을 돕는 VR, AR 등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급성장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비롯해 이커머스는 일상적인 패션 유통 채널로 정착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이커머스를 새로운 표준으로 두고 각 패션 기업들이 비즈니스 전략 수립과 실행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이 언제 도래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주목하는 지속가능성이 필수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의 범주는 단순히 친환경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브랜드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생산 공정, 지역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사고의 변화 등 다양한 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시즌리스, 타임리스와 같은 필수 기본 아이템을 컨셉으로 지속가능성을 반영한 패션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Q.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내 패션업체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안수경 : 창의적인 기획 프로세스를 재구축해야 한다. 기존의 브랜드 운영방식에서 탈피해 재고를 최소화하면서 소비자와 인터렉티브한 방식으로 기획부터 세일즈,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브렌드 운영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브랜드 가치는 더욱 공고히 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효과적으로 병행하기 위해서는 유통 특성에 따라 투 트랙으로 이원화해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지속가능한 가치 실현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 산업군에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친환경, 필환경에 대한 대응은 패션산업군도 예외가 아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해 패션기업들의 소극적인 대응이 있었다면, 이제는 보다 장기적인 전략 하에 소재와 마케팅의 일부가 아니라 미래의 기업 존폐와 관련한 빅 비전이 필요하다.

유수진 : 경영구조를 효율적으로 재정비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온라인 패션산업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빠르게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 제품의 구매량 자체가 많이 줄어들고 다른 카테고리에서 소비의 즐거움을 찾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선택될 수 있는 강력한 차별점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코로나19 종식 후 급격하게 쏟아질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에 대응할 아이템을 준비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이은희 : 미래의 패션산업은 MZ세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들은 다양한 경험과 스스로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소비 방식과 가치를 재설정하고 있다. 과거의 소비 기준이 아닌 환경과 공정, 투명성을 중요시하며, 이들 가치를 위해 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표현한다.

코로나19 이후의 패션산업은 단순히 비대면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자 의식구조의 접근 방법을 달리해 상품기획과 출고 방법, 판매 홍보 및 생산 구조 까지 재배치해 대응해야 한다.

이혜인 : 글로벌 시장을 향한 K패션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K패션의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의 시장인 글로벌 마켓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산업이 바로 패션분야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환경파괴에 대한 이슈가 일상에 있어서도 심각한 위협으로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는 인식이 더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패션 업계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단순한 친환경 소재의 적용 또는 마케팅 프로모션의 일환 정도가 아닌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순환 패션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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