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패션 경영인 “위기는 기회”…코로나19 위기 정면 돌파
2021.05.03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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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상황을 연출하며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 시대로 접어들게 하고 있다. 지난해 무방비 상태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패션업계는 올 들어 전열을 재정비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기 극복의 최전선에서는 경영인들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주목받고 있는 패션 경영인들을 살펴봤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이준서 부문장

비상경영 해제…리더십 발휘 위기 극복 과제

패션업계 맏형 격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실적 악화로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두었다. 박철규 패션부문장의 용퇴 후 이준서 부사장을 부문장으로 앉힌 것. 이 부문장은 1992년 제일모직으로 입사해 전략기획담당 상무, 액세서리 사업부장,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지원담당 전무, 에잇세컨즈 사업부장을 거쳐 상해법인장을 역임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와 함께 시장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직을 재편했다. 특히 온라인 및 오프라인 영업조직을 영업본부로 통합했고, 온·오프 영업전략을 주도할 영업전략담당을 신설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빈폴스포츠’ 등 일부 브랜드를 정리하고 임직원 급여를 삭감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뒤 올해 2월 이를 해제했다. 사업영역은 물론 재무 및 기획 등 관리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축적한 이 부문장이 비상경영을 마친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어떻게 이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랜드월드 최운식 대표

여성복 매각 원점…온라인 사업 집중 육성

이랜드는 지난해 말 연매출 3천억 원 규모의 여성복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SPA와 스포츠, 온라인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에 따라 패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해서다. 여성복 사업부는 이랜드월드의 ‘미쏘’, ‘로엠’, 에블린‘, 클라비스’, ‘더블유나인’, 이앤씨월드의 ‘이앤씨’ 등 6개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랜드의 여성복사업부 매각은 원매자가 없어 현재 중단된 상태다.

이랜드월드의 패션부문은 최운식 대표가 맡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2019년 SPA 브랜드인 ‘스파오’를 국내 최대 토종 SPA 브랜드로 키운 공로를 인정받아 당시 40세의 젊은 나이에 파격적으로 승진했다. 최 대표가 현재 ‘스파오’, ‘뉴발란스’, ‘후아유’ 등 주요 브랜드들이 MZ세대와 소통을 원활히 해 브랜드 가치를 업그레이드하고 상품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플랫폼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여성복사업부 매각 불발 후 이랜드월드의 패션부문을 어떻게 정상화시킬지 지 최 대표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 위에 올랐다.

비와이엔블랙야크 정승필 사장

실적 부진 해결 위해 ‘구원투수’ 등판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지난해 10월 정승필 전 이랜드 미국 법인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정승필 사장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이랜드에 입사한 뒤 ‘뉴발란스’의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이랜드에서 전략기획실, 한국·중국 스포츠사업부 부문장, 이커머스 본부장, 미국 법인장 등을 지냈다.

블랙야크가 정 사장을 영입한 것은 실적 악화 때문이다. 지난 2013년 5805억 원에 달했던 블랙야크의 매출은 지난해 2864억 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오너 2세인 강준석 상무가 이끄는 나우는 매출 부진과 수백 억 원대의 자본잠식으로 모회사의 경영을 위협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이 같은 상황에서 정 사장이 뉴발란스의 전성기를 이끈 실력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뉴발란스를 담당하던 당시 매주 한 번 씩 직원들과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고 마라톤을 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정 사장이 아웃도어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거리다.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

대표적인 오너 2세…승승장구 이어갈까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는 가장 잘 나가는 오너 2세다. 윤 대표는 윤윤수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8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윤 대표는 KAIST와 美 로체스터대 MBA를 마친 후 2007년 휠라USA에 입사, 3년 만에 휠라USA의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이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며 2015년 매출 규모를 2007년 대비 10배 가까이 끌어올려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 7월 전략기획본부장과 풋웨어본부장, 부사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휠라코리아에 합류한 윤 대표는 2016년부터 시작된 ‘휠라’의 브랜드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젊은 이미지로의 변신과 어글리슈즈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휠라코리아 매출은 윤 사장 합류 시점인 2015년 8157억 원에서 지난해 3조1288억 원(휠라홀딩스, 연결기준)으로 약 4배 가까이 성장했다.

휠라는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치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라이선스 사업부를 신설해 미국 스트리트 캐주얼 ‘스타터’와 ‘쥬욕’ 판권을 인수, 국내에 전개하기 시작했다. 올해 역시 신규 사업을 확대하고,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승승장구하던 윤 대표가 코로나19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거리다.

한세드림 임동환 대표

유아동복 시장 글로벌 리더 꿈꾼다

한세드림은 지리멸렬한 국내 유아동복 시장에서 지속성장을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이는 지난 2014년 영입된 임동환 대표의 힘이 컸다. 제일모직 삼성패션연구소 R&D 파트 출신인 임 대표는 2014년부터 빈폴키즈 사업부장을 맡아 당시 키즈패션 넘버원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이를 계기로 2014년 한세드림 상무로 영입돼 2017년 대표에 올랐다.

이 회사는 국내 대표 아동복 ‘컬리수’, 유니크 스칸디 스타일 ‘모이몰른’, 스포츠 키즈 멀티 스토어 ‘플레이키즈프로’, 아메리칸 키즈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키즈’ 등 4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임 대표 합류 이후 고성장을 하면서 연 매출은 2천억 원을 넘고 있다. 특히 ‘모이몰른’의 경우 중국과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임 대표는 올해 다 브랜드보다 하나의 브랜드로 볼륨을 키워나간다는 전략 아래 ‘모이믈른’의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 국내 유아동복 시장 상황이 너무 어렵고 좁기 때문이다. 중국, 일본에 이어 미국 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임 대표가 아직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국내 유아복의 글로벌화에 이정표를 세울지 지켜볼 일이다.

더네이쳐홀딩스 박영준 대표

코스닥 상장 이어 5년 내 매출 1조 도전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과 스포츠캐주얼 ‘NFL’을 전개하고 있는 더네이쳐홀딩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915억 원, 영업이익 553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3.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9%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유통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서도 영업이익률 또한 19.0%를 기록해 전년대비 2.1% 포인트 상승했다.

이 회사 박영준 대표는 2004년 회사를 설립한 뒤 2013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라이선스권을 획득했다. 이후 캠핑용품, 캐리어, 의류 및 액세서리, 신발·아동복 등으로 라인을 확장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국내 대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미국풋볼리그인 ‘NFL’의 라이선스권을 획득해 성공적으로 런칭했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고성장은 MZ세대의 취향과 소비 트렌드를 잘 파악해 이를 제품과 마케팅에 접목한 것이 컸다. 지난해 더네이쳐홀딩스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박 대표는 5년 내에 매출 1조원 대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으로 목표로 삼고 있다.

무신사 조만호 대표

커뮤니티를 거대 패션 플랫폼으로 만들어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 1위인 무신사다. 무신사는 지난해 전년대비 51% 증가한 3319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웬만한 중견 패션 기업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해 거래액은 1조2000억 원, 올해는 1조7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2조5000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거대 플랫폼을 이끌고 있는 조만호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뜻의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무신사를 시작했다. 조 대표는 단국대 패션학과 재학 시절인 2005년, 온라인 패션 잡지 ‘무신사 매거진’으로 본격적인 패션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9년에는 남성복 중심의 쇼핑 플랫폼 ‘무신사 스토어’를 오픈하고 회사를 설립했다.

무신사는 올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진 브랜드 발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패션이 좋아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든 뒤 온라인 시장 성장과 함께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무신사가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쇼핑몰 인수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플랫폼 시장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조 대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크로키닷컴 서정훈 대표

‘지그재그’ 인수 카카오 자회사 수장 맡아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인수하면서 이들 기업을 창업한 젊은 오너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가 인수한 ‘지그재그’를 만든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는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다 2012년 회사를 설립했다.

지그재그가 탄생한 것은 그 후로 3년 뒤인 2015년이다. 지그재그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인기순/연령별/스타일별로 여성 쇼핑몰을 분류해서 보여준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선호 쇼핑몰과 관심 상품 및 구매 이력 등에 따른 개인 맞춤형 추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4000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으며, 올해 연 거래액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성에 힘입어 카카오는 최근 ‘지그재그’를 인수했다.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기술 기반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하는 방식이다.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되며, 대표는 크로키닷컴의 서정훈 대표가 맡게 된다. 서 대표는 카카오라는 날개를 달고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를 꿈꾸고 있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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